철원농부 2016. 3. 4. 20:06

강진에 부모님 제사를 모시는 날.

큰 맘먹고 아내에겐 아무 말 않고 여행이라 말하고 진도로 향합니다.

다리를 건너고 체육관이 보이고 그 잔인한 4월에 청와대를 향해 한밤중 도보로 이동하시던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고,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가족들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으로 치환되어 먹먹함에 아무 말도 못하고 운전대만 붙잡고 말없이 팽목항으로 갑니다.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어대던지.

차가운 바람에 영령들에 대한 예의로 가슴을 여미게 하는 곳.

병풍도를 바라보며 절로 장탄식이 흘러 나옵니다.

억울함에 그 마지막 가는 길... 처절한 고통이 눈앞에 선하여 오래 볼 수 없는 바다에 한없이 바람이 파도가 거세게 일어납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바로 병풍도.

학살이 자행된 문제의 장소.

기도를 올립니다. 가열차게 투쟁하여 학살범을 단두대에 올리겠노라고.

한사람 한사람 저곳에서 이곳 팽목항으로 오던 그 순간 가족들의 고통이 얼마나 컷을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팽목항에서 눈물이 납니다.

세찬 바람 앞에서도 가끔 사람들이 옵니다.

경건함으로 등대 까지 갔다가 옷깃을 여미며 다시 돌아 나옵니다. 고맙습니다.

영령들이시여. 고이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