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기/2010년

고구마 캐기(수확량이 많지 않아 씁쓸함)

철원농부 2010. 10. 6. 18:59

  봄에 삽하나로 시작한 농사였습니다. 귀농을 하여 농사를 짓겠다고 하였지만 집사람의 완전한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관계로 어정쩡한 농사의 출발이었습니다. 지인의 밭에 달랑 삽하나 가지고 농사를 시작하여 고구마, 고추, 감자를 심었습니다. 오늘 고구마를 수확하였습니다.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 각 100개씩 심고, 밭을 갈지 않고 만들어져있던 두둑에 낙엽을 덮어 풀을 관리하였지요.

  약간의 퇴비(농협에서 20키로 한포에 3,400원)만 뿌려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줄기와 잎은 밭을 가득 덮었고, 풀도 잘 자라서 3번정도 베어 주었습니다. 오늘 캐면서 보니 낙엽은 아직도 거의 그대로 입니다. 그 밑에 지렁이 분변토가 가득합니다. 내년엔 참 비옥한 땅을 유지할 것 같습니다.

  올해 여름 비가 참 많이 내렸습니다. 그래서, 고구마는 잎을 키우고 열매맺기를 게을리 하였나 봅니다. 주렁주렁 매달려야 할 고구마가 어떤 줄기는 아예 한개도 없고, 어떤 줄기는 1-2개, 많은 곳은 가끔 12개정도를 달아서 기쁘게 해주기도 하더군요. 어제 철원에서 아저씨네 고구마를 캐었는데, 작황이 정말 나빳습니다. 상품성있는 고구마를 구경하기 힘든 아주 작은 것들도 양이 아주 적습니다.

고구마를 전문으로 농사 하시는 분들은 어떠신지 궁금해 집니다.

 

역시 고구마는 비료없이 물빠짐만 관리하면 되는 게으른 농사인것 같습니다.

 

 

 고구마잎이 아직도 싱싱합니다.

 봄에 덮었던 낙엽이 많이 삭았지만 형태는 그대로 입니다. 낙엽을 덮어서 풀관리가 쉬웠습니다. 주말농장에서는 아파트에서 모아 놓은 낙엽을 활용하는 것이 괜찮을 것 입니다.

 호미로 하나하나 캐어 갑니다.

 이건 괜찮은 고구마입니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수확량이 나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크지 않은 자잘한 것들이 많습니다. 잦은 비에 줄기를 키우고 열매키우기를 게을리한 나쁜 고구마..ㅋ

 제법 많은 양입니다. 그렇지만 180개정도 심어서 오늘 수확한 양이 35키로입니다.

 

¶ 철원아저씨네 고구마캐기(2010.10.05)

 비닐을 걷고 포크레인으로 들썩거려주니 캐기가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고구마가 생기다 말았습니다. 이런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캐어 보지만 상품으로 나갈 물건이 없습니다. 씁쓸합니다. 일년농사가 아주 엉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눠먹는 수 밖에 없네요. 2,000포기 심었는데..ㅠㅠ

 결구 들어가는 배추.

 비닐집 안이라서 그런지 성장속도도 빠르고 아주 좋습니다.

 무우...비로 인하여 조금 늦게 파종하여 성장이 늦긴 하나 좋습니다.

 알타리와 시래기무밭입니다.

 양파모종을 키우고 있습니다. 보름후면 본밭으로 나갑니다.

 익어가고 있는 메주콩입니다. 보름뒤에 베면 될 것 같네요.

 서리태는 아직도 청춘입니다. 꼬투리가 실해지고 있습니다.

 철원오대벼가 수확되고.

 알밤도 줍고.

 너무나 푸른 가을하늘...진즉에 이런 날씨였더라면....좋았을 것을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