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세상/일상 에세이

커피 한잔으로 달래는 분노.

철원농부 2013. 5. 15. 18:16

 

농로 공사를 하고 거기서 나오는 흙을 돌밭에 갖다 놓기로 업자와 약속이 되었다.

드뎌 한차가 들어왔다. 돌밭으로 차가 들어오느라 입구 두개의 두둑을 지나니 두둑이 뭉개져 버린다. 그래도 흙이 덮이면 더 좋은 밭이 생기니 어쩔도리가 없지 않은가?

근데, 더이상 차가 오지않고 옆집으로 흙이 간다. 뭔일???

나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중간에서 가로챈 것이다. 업자는 길을 막고 막무가내로 흙을 달라하니 할 수 없이 그곳에 흙을 내리 붓는다.

인간의 예의없음에 대한 분노가 일어난다.

이웃에 살면서 여러가지로 신경 돋구게 한다.

싸움을 걸어 불편하게 만들어 쫓아내려는 심보같기만하다. 작년에 한사람 쫒아보냈으면 되었지, 또 그럼 벌받을 일이다.

결국, 흙은 한차로 끝나고 밭만 뭉개져 버렸다.

차를 타고 밖으로 나간다. 화를 가라앉히려 애써보지만 쉽지 않다.

나무 한그루 캐서 울집앞에 심어준 배려가 더욱 야속하다.

오후에 간식 먹으러 오라고 손짓한다. 예하고는 가지 않았다. 얼굴보고 앉기가 넘 불편하다.

그래도 내일은 또 웃어 줘야 할게다.

이게 서로 마주하고 살아가고 있는 이웃의 현실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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