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기/2012년

7월초, 농장의 모습입니다.

철원농부 2012. 7. 5. 21:34

  가뭄이 끝나고 장마가 시작되었다 합니다. 7.1일에 많은 비가 내리더니 오늘 비가 내려 작물의 성장을 부추깁니다. 습기가 많아 일을 하다보면 등에 흥건히 땀이 차오릅니다. 숨도 막히고 일의 능률은 떨어지고 숨소리만 커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작물의 자람보다 풀들의 자람이 훨씬 왕성하기에 이제 본격적인 풀과의 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양파를 수확하고 난 밭이 온통 바랭이 밭으로 변해 버려서 비닐을 걷어내는 힘든 여정이 코앞에 놓여져 있습니다. 일주일 요량으로 시작합니다. 처음엔 무지 힘들고 어렵다 생각되지만 한고랑 한고랑 걷다보면 그 끝이 보이게 마련입니다. 이제부터 장마에 체력이 관건입니다.

 

1.닭  농사

35일된 병아리까지 합방하여 닭장의 식구들이 많아졌습니다. 주문에 따라서 한두마리씩 큰닭부터 빼내고 있습니다. 자가육추를 하였더니 죽는 병아리가 없이 아주 잘 컸습니다. 이웃에 20마리 선물하고 80마릴 합방하였습니다. 잘 커주면 추석무렵 출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2.토마토 농사

 택배보내기 위하여..,

이렇게 잘익은 대추방울토마토는 당도와 식감이 최고입니다.

주렁주렁 열리더니 날마다 익어가는 것이 너무나 예쁘고 고맙습니다.

왼쪽은 방울, 오른쪽은 찰토마토 입니다.

찰토마토도 익어가고 있습니다.

대추방울토마토 120주, 찰토마토 120주 심었더니 수확량이 적어 기다리는 구매자가 많아 조금 난감합니다.

 

3.고추농사

올해 고추농사의 핵심입니다.

탄저병 예방이 최대의 역점이기에 정식이후로 7 - 10 일 간격으로 미생물을 뿌려주고 있습니다.

많은 돈을 들여 살포기까지 구입하였으니 올해 고추농사는 정말 무탈했으면 하는 바램이 더욱 간절합니다.

토착미생물 배양액과 바닷물을 혼합하여 살포하고 있습니다.

많이 달린 곳을 찍어 보았습니다. 제법 많은 고추를 달고 있습니다.

지금 달린 것들만이라도 제대로 수확할 수 있다면 상당한 양이 될 것 같습니다.

고추밭 전경

토종고추도 잘 크고 있습니다.

늦게 심어서 인지 키가 무척 크게 자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제 꽃피고 있는데..,

과연 얼마나 열매가 달려줄지 의문입니다. 한그루에서 몇개의 고추를 딸 수 있을려나???

왼쪽이 금강석, 오른쪽이 토종고추 5종이 심어진 고랑입니다.

 

4.씨앗채종(밀,호밀,배추,파,갓,쇠비름)

 진즉에 베어다 놓고 시간을 못냈습니다.

오늘 마침 비가 내려 비닐작업장안에서 원시적인 방법으로 털어냅니다.

디지털시대에 가장 단순한 방법인 두들기로 털면서 이것은 농사가 아니라 소꼽장난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호밀씨앗.

미국산 호밀씨앗을 뿌렸던 밭에서 자연발아하여 자식을 남겼습니다.

 우리밀입니다.

칼국수 한그릇 겨우 할수 있을만큼의 양이 나왔습니다.

 밀털고 남은 것을 닭장으로 옮깁니다.

꼬투리에 밀이 남아 있는데, 닭들의 먹이라 생각하니 설렁설렁 털어서 씨앗이 많이 달렸습니다.

 겨울을 넘겨 씨앗을 남긴 불암3호 배추.

 이웃집에서 잘라버린 파씨앗을 채종하고 있습니다.

일부만 씨앗으로 쓰고 나머지는 잘라서 그냥 버리고 있습니다.

 적갓씨앗.

쇠비름씨앗.

쇠비름 효소담근다고 거뒀는데, 시간이 흘러 이렇게 많은 씨앗만 남고 효소는 물거너 가고..ㅋ

 

5.양파수확

 

 600평에 심은 양파의 수확량이.., 2,000키로 정도 되었습니다.

이렇게 수확량이 적으면 수입에 많은 차질이 생기는데..,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대목입니다.

수입이 있어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인데, 올해 첫농사에서 차질이 생겼습니다.

작년보다 가격은 더 높게 받았지만 워낙 수확량이 적으니.., 대략난감입니다.

 양파를 수확하고,

예초기로 한번 풀을 베었습니다.

 바랭이가 완전히 장악해 버린 두둑.

 기계사용도 어렵고,

오로지 손으로 낫으로 막대기를 이용하여 제거하고 있습니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몸으로 때웁니다. 일주일정도 해내면 비닐제거작업이 끝나리라..,봅니다.

 제거된 비닐을 봉지에 바로 담고 잠시 쉬기도 하고.., 허리도 펴고,

 풀, 특히, 바랭이를 제거하면서 비닐을 걷으니 더디기만 합니다.

 사방 1미터가 훨씬 넘는 바랭이.., 대단합니다.

한줄 작업 마치는데에 대략 3시간 걸렸습니다.

비닐을 안 '씌우니 양파가 죽고.., 비닐을 걷는 작업이 매년 너무 힘들고 시간을 많이 뺏어 갑니다.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비닐을 쓰지 않고 양파농사 짓는 방법은?

 

 봄에 수확하고 남겨둔 열무가 꽃을 피우고 엄청난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이 씨앗을 뿌려 가을에 닭먹일 풀을 확보하려 계획해 봅니다.

점심상.

자생한 돌깨잎의 향이 너무나 기막힙니다. 말그대로 진수성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