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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낮은 식량자급률의 비용과 대응

철원농부 2016. 3. 10. 00:22

낮은 식량자급률의 비용과 대응

 

                                                                                                     김종덕 경남대 교수,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장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매우 낮습니다.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전 세계 국가중 우리나라 처럼 식량자급률이 낮은 나라는 없습니다. 외국에서 손가락질 할 정도입니다. 낮은 식량자급률로 인해 1997년외환위기 때 가혹한 조건으로 외채를 빌리는 바람에 엄청난 곤욕을 치뤘는데도, 그 교훈을 얻지 못하고 여전히 낮은 식량자급률에 머물러 있습니다. 오히려 당시 보다 식량자급률이 떨어졌습니다.

낮은 식량자급률은 식량보장에 문제를 가져옵니다. 특히 세계 식량공급의 불확실한 사정을 감안할 때 낮은 식량자급률은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낮은 식량자급률의 전제는 외환만 있다면, 언제라도 국제시장에서 식량을 조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인데, 2008년 서브프라임 시기에 볼 수 있듯이 식량수출국이 식량을 수출하지 않는 경우도 생깁니다.
 
다른 물품의 경우 수입에 차질이 생길 경우 큰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식량의 경우 적절한 공급이 안 되면, 식량폭동 등으로 이어져 엄청난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낮은 식량자급률은 식품안전에도 문제를 야기합니다. 국내에서 생산된 것보다 외국에서 생산되어 보관과 장거리 수송을 거친 먹을거리가 농약잔류나 방부제 때문에 식품안전에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낮은 식량자급률은 농업부문이 더 축소되도록 작용합니다. 수입식재료로 만든 가공식품에 의존하는 식생활은 국내 생산 농산물 소비를 줄이도록 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농업의 기여나 역할에 대해 과소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소평가는 농업부문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농업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약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낮은 식량자급률이 야기하는 이러한 문제를 생각할 때, 식량자급률을 제고하려는 국가차원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식량자급률 향상을 국가적 의제로 정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이를 실천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3면의 바다를 활용한 식량자급 방안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바다는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자원인데 이를 식량자급과 관련해 관심을 기울이지못했습니다. 늦었지만, 바다의 자원을 활용해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연구와 정책, 실천을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휴경농지에 사료작물 등을 심어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낮은 이유중의 하나는 곡물사료를 많이 수입하기 때문입니다. 모내기 이전에 논에 보리, 밀, 사료 식물, 유채 등을 심어 조사료를 생산한다면, 수입사료 의존을 크게 줄이고, 식량자급률을 끌어 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를 농민에게 맡겨두지 말고, 정부가 식량자급률제고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전면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사료작물 씨앗을 공급하고, 영농 기술을 지원하고, 축산농가들이 생산된 조사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이와 관련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의 식량전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먹을거리의 생산기반인 농업, 축산, 어업 등을 지키지 못하면, 앞으로 엄청난 댓가를 치룰 수밖에 없습니다. 이점을 인식하고, 정부 그리고 국민 모두 식량자급률을 높이는데 나서야합니다.

출처 : 김종덕의 슬로푸드 / 로컬푸드
글쓴이 : 누리배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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