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일만에 농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동안 궁금해서 혼났습니다. 서울집에서 농장으로 가는 길이 고향가는듯한 설렘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기를 간절히 염원하면서 길을 잡습니다.
드뎌 도착한 농장은 푸르름은 찾아보기 힘든, 모든것이 잿빛으로 고즈넉한 동면에서 깨어나지 않은 땅으로 남아 있습니다. 십여일이상 낮에는 영상의 기온으로 오르고 있지만 그동안 얼었던 땅이 다 녹으려면 앞으로 며칠 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겉흙은 녹아서 땅이 질퍽거려 밭에 들어가서 걷기가 몹시 불편합니다.
동면에서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을 빼고는 농장은 아무일 없이 그대로 입니다. 안심합니다.
(2011.11.20의 양파밭, 정식 한달 뒤의 모습)
멀리서 보니 누런 빛깔 밖에 안 보이고, 푸른빛은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봐야 합니다.
2011.10.20일 정식하여 충분히 뿌리가 활착되어 굳게 땅속에 박혀있는 양파입니다. 그래서인지 지금이 해빙기이지만 밖으로 돌출된 양파는 거의 안 보입니다. 다시 땅속으로 밀어넣어주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니 퍽 다행입니다.
가끔 이렇게 죽은 양파가 보입니다. 뽑아보니 아마도 고자리파리의 피해로 보입니다.
며칠전에 긴 겨울가뭄 끝에 10여미리의 단비가 내렸습니다. 땅도 축축하고 기온도 오르고 있으니 곧 양파는 새잎을 내밀어 이제부터 제대로 성장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푸르름을 어서 보고 싶습니다.
밀밭도 잔뜩 웅크리고 있습니다. 몸을 불리기에 아직도 춥다고 느끼나 봅니다.
생태수로의 미나리꽝도 어떤 미동도 없이 시공을 정지한채로 있습니다.
(2011.12.04일의 양배추 모습) 이 양배추를 월동시킬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영하20도까지 떨어지는 철원의 날씨에서 더구나 노지에서 양배추를 살릴 방법이 있을까요? 고심끝에 확보되어있는 짚더미를 가져와 성을 쌓았습니다.
두근거림을 갖고 살짝 볏단을 들쳐보니 이렇게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하 20도가 오르내리는 혹한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은 양배추입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영하 12도까지는 버티는 것을 보았지만, 추위가 계속되면 결국 얼어 죽는데, 노지에서 볏단속의 보온이 효과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남아 씨앗을 남길 수 있게 되었으니 정말 다행이고 고맙습니다.
이웃의 배려로 주인없는 사이에 새끼를 6마리나 낳아 잘 키워낸 대견한 개 지리입니다. 얼마전에 새끼를 떼어 배가 홀쭉합니다. 이웃집에서 100일동안 밥주고 세심하게 보살펴 주었음에도 곁을 주지 않아 서운했다고 하시면서 웃으십니다. 나름 진돗개 잡종이거든요. 아직도 한달은 주인없이 홀로 지내야 하는 것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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