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중순 이후로 거의 매일 소나기 또는 비가 내렸습니다. 소나기도 그냥 소나기가 아니라 아예 장대비입니다. 그래서, 밭만들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노심초사하였습니다. 땅이 질어서 트랙터가 들어갈 방법이 마땅치 않았는데, 잠깐 쨍하는 틈을 이용하여 밭을 갈고, 오늘 새벽에야 비닐피복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참 많이 가슴 졸였습니다. 하룻밤 내린 비가 거의 100미리 수준이라 비닐하우스 안까지 물이 차버리는 바람에 모종이 물에 잠기어 많은 손실이 발생하였습니다. 다행히 살아남은 모종은 밭에서 잘 커줄 것 같습니다.
요즘 폭염이 장난이 아닙니다. 엄청난 더위아래서 배추모종을 옮겨심으니 고통이 참 컸습니다. 다행스럽게 바람이 불어와서 그나마 견딜 수 있었습니다. 아침 7시반부터 시작된 작업이 오전 11시가 되니 도저히 더이상 할 수 없어서 잠시 쉬고 점심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피로와 더위가 사람을 넉다운 시키는 날이었습니다. 좀 휴식을 취하고 나니 한결 나아집니다. 오후 2시 함참 더울때에 밭으로 나갑니다. 사람도 배추모종도 함께 따가운 햇빛에 축 늘어집니다. 하늘에는 그나마 참 다행스럽게도 구름이 드리워오고 산에서 부터 바람이 불어오니 작업하기는 오히려 오전보다 한결 수월합니다.
축 늘어져 죽을 것 같은 모종을 위하여 분수호스를 급히 설치하여 물을 뿌려 줍니다. 금방 죽을 것 같았던 것들이 서서히 일어섭니다. 참 신기합니다. 뜨거운 물에 삶아 놓은 것 같았던 배추모종이 고개를 들고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렸습니다.
다시 작업속도를 높여 한줄두줄 심어나갑니다. 그래서 끝이 보입니다. 드디어 끝난 시간이 오후 6시반입니다. 아저씨, 우리 부부, 품얻은 아주머니 한분 이렇게 4명이서 밭을 만들어 가면서 거의 5천개 정도를 옮겨 심었습니다. 허리도 아프고, 발바닥도 아프고, 하늘이 핑핑 도는 느낌입니다. 농사는 참 어렵다는 것을 몸으로 확실하게 체험한 하루였습니다.
도농교류사업으로 처음 시도해보는 절임배추 사업입니다. 아저씬 배추를 키우고 저는 판매할 계획입니다. 실망 시키지 않도록 잘 커서 이런 사업이 앞으로 모범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선은 배추가 실하게 잘 커야 합니다.
이제 잘 커서 튼실한 배추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빌어봅니다.
수재피해를 이겨낸 배추모종입니다.
드디어 트랙터를 타고 밭으로 시집갑니다.
비닐피복작업
배추를 심도록 미리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간격이 35cm정도라 조금 좁은 것 같습니다.
드디어 심기 시작합니다. 기분이 매우 좋은 아침입니다. 너무 가슴 졸이면서 기다려 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정성을 다해 심어진 모습.
오전 10시경 입니다. 하늘에 간혹 구름이 지나가고 그때마다 햇빛을 가려주어 잠시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덥지만 그래도 가끔 바람이 불어오니 그것이 위안입니다.
강한 햇빛에 모종이 오그라 듭니다.
과연 이 모종이 살아날지 의문입니다. 살아 난다면 참 강한 놈인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강인한 생명력에 존경을 표합니다.
오후 3시경, 긴급히 분수호스 설치...물줄기가 시원하게 뻗습니다.
배추모종에게는 생명수입니다. 바람따라 분수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배추들을 적셔줍니다. 시원하시죠??
활력이 다시 생긴 배추입니다.
생명수를 맛보고 나니 이렇게 파릇파릇 합니다. 죽을 줄만 알았는데, 다시 고개를 하늘 향해 올리고, 힘차게 기지개를 펴는 것 같습니다, 참 고맙고 감동적인 장면이었답니다. 생명의 그 강인함을 맛보는 순간이었구요.
보이시죠? 다들 만세를 부르고 있습니다.
오늘 공을 세운 두분...감사합니다.
하늘에 먹구름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곧, 소나기가 올지도 모릅니다. 다음주에 비가 많이 온다는데, 걱정이지만, 지금은 소나기가 필요합니다.
※ 2010.09.11 최악의 상황 배추가 거의 다 녹아 없어지다.
배추를 심고나서 매일 같이 비가 내렸습니다. 그것도 장대비가...ㅠㅠ
오늘도 아침까지 비가 내려 배추밭에 물이 흥건합니다.
5,000여포기 심었는데, 겨우 몇개만 살아 남았습니다.
살아 남은 배추도 장대비에 혼나고 있습니다.
큰비에 잎이 우박맞은 것처럼 구멍이 나고 잎이 뜯기었습니다.
※다시 모종을 사다가 이렇게 비닐집안에 안전하게 심었습니다.
비닐집안에다 심으니 비가 와도, 서리가 와도 안심입니다. 두번째 심는 바람에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비닐집 안이라서 크게 키우는데는 별 문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모종을 구하지 못해서 2,500포기 정도 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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