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계속 내리니 밭 만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모종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커가고 있는데, 밭을 만들지 못하여 노심초사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그만큼 마음도 따라서 힘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렵사리 한이틀 비가 그치는 틈을 타서 풀을 잡으려 밭갈이를 하고 다시 두둑을 만들고서 비가 그치는 짬짬이 심다보니 5일동안 걸려서 배추를 심었습니다.
작년보다 10일정도 앞당겨서 심게 되었습니다. 주변의 어른들 말씀이 올해는 작년보다 빨리 추워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하여 서둘러서 배추를 심고 계십니다.
이제 가을 농사의 백미 김장농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잘 되어서 절임배추로 팔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양파를 수확하고 나서 풀을 잡기 위하여 한번의 밭갈이를 하였음에도 다시 풀밭으로 변하였습니다. 정말 풀의 번식력은 위대하기 짝이 없습니다.
쟁기로 갈고 로터리 작업을 하여 두둑을 형성시킵니다.
본밭으로 모종을 이동합니다. 파종 25여일이 되니 늙어가는 느낌입니다. 계속되는 비로 인하여 물관리가 쉽지 않고 워낙 습이 많아서 뿌리 형성은 덜 되어 약간 연약한 모종이 된 것 같습니다.
밭을 만들고나서 비는 계속 이어지고 그래서 짬짬이 비가 그친 틈을 타서 모종을 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3,500여개를 심는데 5일이 걸렸습니다.
비닐을 피복하지 않고 심으니 이웃의 걱정이 대단합니다. 어떻게 풀을 잡을거냐?
유기물피복없이 심으니 벌거벗은 민둥산을 보는 것 같고, 속살을 드러낸 아낙네 같아 여간 민망한게 아닙니다. 내년에는 이런 밭이 아니라 옷을 제대로 갖춰입은 제대로 된 밭에 배추를 키울 계획입니다. 민망하시더라도 조금 참아주시길..,
한고랑 500여포기는 비닐피복을 하고 한랭사를 씌웠습니다. 실험적으로 이렇게 재배하면 맨땅에 키우는 것과 어떤 차이를 가져올지를 직접 보고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이웃집에서 활대를 빌려오고 한랭사는 100미터에 25,000원에 구입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농약 사용하지 않고도 벌레걱정에서 해방될 거라니 기대됩니다.
호밀을 베어눕히고나서 한달이 지나서 배추를 심었습니다. 아쉽게도 호밀의 양이 적어서 비료효과가 적을 것 같습니다. 이곳도 실험적으로 한고랑에 500여포기를 심었습니다.
그동안 화장실에 계속 모아 오던 인분이 제법 잘 발효된 것으로 보여서 배추를 심은 호밀밭에 투입하였습니다. 인분은 보이지 않고 왕겨만이 남았습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흩뿌려 줍니다. 제법 많은 양의 인분이 틀림없는데(그동안 4개월여 두사람의 것임) 눈에 보이는 것은 그 량이 별로 많지 않으니 추가로 다른 것을 더 보충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인분을 주어 재배하는 배추가 참 귀한 세상입니다. 옛날에는 거의 모든 농가에서 자신의 인분으로 배추를 키워서 김장을 했다고 말씀들 하십니다. 제겐 추억을 되살리는 좋은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환경도 살리고, 내똥을 내가 먹는 건강한 순환체계를 갖추게 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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