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3월 10일부터 시작된 마라톤과 같은 농사일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일년 농사일기가 영화화면처럼 눈앞에 펼쳐집니다. 꿈이었을까요?
설레는 가슴으로, 두려움으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아직 채 땅이 녹지않은 3월 10일!!!
작년에 심었던 양파가 솟구쳐 맨땅에 붕알을 내놓은 것들을 다시 땅속으로 집어넣는 일부터 시작되고, 살아가는데에 필요한 살림집, 화장실, 작업장, 비닐하우스, 닭장을 마련하였습니다.
고추를 심고, 콩을 파종하고, 양파수확하고, 배추심고, 절임배추 작업하고..,..
6월이 되면서 시작된 풀관리는 제 스스로 "인간제초기"라고 말하게 만들 정도로 계속되는 밀고 당기기였습니다. 농사의 절반은 풀관리였다고 생각됩니다. 제초제, 비닐,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풀을 관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이 작업을 잘 해 준 집사람에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농사는 예상했던 것에 비해 잘된 것도 있고, 부진한 것도 있었지만 한해 만족스러웠다는 평가를 내립니다. 저희 부부를 믿고서 생산한 농산물을 구매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생짜 초보가 짓는 농사꾼에게 절대적 신뢰를 보내주신 여러분들이 있어 외롭지 않게 열심히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 농사는 자연순환유기농업의 면적이 올해보다 더 넓어질 것 입니다. 이것이 자랑스럽고, 또 한해가 지나가면 더 넓은 면적,,.아니 전체면적이 자연순환유기농업의 테두리에서 이뤄질 것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그 시기를 앞당기려 노력해 봅니다. 그 꿈만으로 무척 행복해집니다.
밭에 온갖 생명이 서로 의지하고 화합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올해 농사의 끝을 알리는 의식으로 비닐하우스 문짝에 철사열쇠를 걸었습니다. 봄이 되면 다시 열리고, 생명도 움틀거리고, 저도 힘차게 용트림을 할 것 입니다.
강아지를 파주의 김정수선생님께 맡기고 저녁까지 맛나게 얻어먹고 늦게 아파트주차장에 들어왔습니다. 이 짐들을 집안에 들이면 올해 일정의 끝을 알리게 됩니다.
일이 잘 처리되어 이런 이삿짐을 싸지않고 철원에서 농장에서 겨울을 지내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합니다. 겨울방학동안 알바합니다. 긴 방학동안 영농자금을 좀 마련해보려 알바를 선택했습니다. 가난하게 살고자 하였는데, 여유있게 살고자 하였는데, 그리되지 못한 한해였습니다. 이 소박한 꿈이 이뤄질 다음해를 기약합니다. 이런 꿈으로 가슴에 꿈을 안고서 살아가기에 즐거운 것 같습니다.
올 한해..,
저를 도와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진정한 농부의 모습으로 신뢰할 수 있도록 믿음을 드리겠습니다.
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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