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간의 농사가 끝이 나고 그 손익계산서가 손에 주어졌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가정의 생활비를 제외한 농사에 관련된 수입과 지출을 대별하여 정리해봅니다.
이런 개인적인 영농실적을 상세하게 공개하는 경우를 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인터넷에 영농경영성과를 공개하는 것은 어떤 평가를 받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혹시, 귀농하여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때에 조금 참고하실 수 있는 실제 농가의 사례를 제시하고자 하는 뚯입니다.
귀농을 준비하면서 농사정보등은 공부할 기회가 있었지만 실제 농사를 지어서 어떻게 생활이 가능한 지에 대한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던 것이 저의 경험입니다. 어느 정도의 영농규모(올해 농사한 밭이 3천여평)가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의 매출이 있어야 하며, 농사비용은 어느정도 소요되는지.., 너무나 궁금하기만 한 사항입니다.
여기에 인용된 숫자는 실제 지출한 것들로 매일매일 기록하여 합산한 것들입니다. 바빠서 게을러서등의 이유로 비용에서 약간 누락된 것이 있을 것이지만 그리 크게 차이나지 않다고 보면 될 것 입니다.
가.수입금액(1,850만원)
- 양파 : 450만원(양파 및 양파즙)
- 고추 : 홍고추 500만원(직거래)
풋고추 100만원(시장출하)
- 콩 : 백태 및 서리태 100만원과 메주 100만원(직거래)
- 절임배추 : 600백만원(비용제외한 부분)
나.지출금액(11,900천원)
1.씨앗 : 366,000(고추,배추,기타)
2.농약 : 131,000
3.비료 : 823,000(소똥구입 510 + 농협퇴비 100 + 화학비료 213)
4.공사 : 3,605,000(비닐하우스, 전기, 수도등)
5.고추건조기 : 1,300,000
6.인건비: 양파정식-14명 600,000 절임배추3.5명 160,000
7.기타 : 4,921,000
내용중에서 공사금액과 건조기구입을 제외하면 순수비용지출은 7백만원정도 됩니다.
- 위의 내용을 더하기 빼기를 해보면 시설투자성격을 제외하면 올해 한달에 백여만원의 소득이 발생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남은 관건은 과연 한달 백만원의 돈으로 생활해 낼 수 있을지가 의문으로 남습니다. 그것은 소득을 좀더 향상 시키고 생활비를 줄이면 농사지어서 돈걱정 안하고 살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보게 됩니다.
- 농사를 지어서 올린 소득가운데에 시장출하만을 했었더라면 수입이 거의 절반이하로 떨어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농산물생산과 판매를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한 매출이었습니다. 모든 상품이 생산원가(1/3), 유통원가(1/3), 판매이익(1/3)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때에 농부이면서 유통을 함께 했으므로 상품매출가의 3/3을 모두 소득화했기 때문에 달성된 소득입니다.
- 농사짓는 기간에 인건비지출을 최소화 하였습니다. 양파정식을 시기를 놓칠 수 없으므로 단기간에 집중할 필요로 하는 수 없이 인력을 투입하였으며, 절임배추 또한 일시에 주문이 밀려 투입한 인력입니다. 농사에서 직접 경작이 아닌 인력투입에 의한 농사와 시장출하하는 형태의 농사에서 수익을 발생 시키기가 참 어렵다는 얘길 많이 듣습니다. 올해 악착같이 부부 두사람만의 힘에 의존하여 유지해 왔기에 지출을 줄일 수 있었다는 판단입니다. 농사는 결국 자기 인건비 따먹기라는 얘길 자주 듣습니다. 사실이 그러하다 합니다.
그래서, 영농규모의 문제를 엄밀히 따져 볼 필요가 있는 부분입니다.
- 아쉬운 부분은 씨앗 구입비용을 줄일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입니다. 영농경험이 좀 더 쌓이면 자가채종하여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어 시간이 다소 걸리겠습니다, 특히, 농약,비료부분은 빨리 제로(0)화 시켜야 하는데..,ㅠㅠ 그 시기를 최대한 당겨야 합니다.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의 영농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조금부담되긴 하지만 약간의 시설투자를 더하여 소득부분을 안정궤도로 올려야 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안정된 자연재배의 농사를 지속할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년의 농사가 참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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