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기/2012년

두해째 짓는 양파농사...,너무 어렵다.

철원농부 2012. 5. 6. 21:00

  기술센타의 지원에 힘입어 시작한 두해째 양파농사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던 첫해인 작년에는 철원지역에서 가장 실적이 좋았다 싶을정도로 농사가 잘 되었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한 두해째 농사는 큰기대로 경작지를 두배로 늘려 야심차게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되었습니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관계로 여러날에 걸쳐 자라나고 있는 풀을 손으로 하나하나 뽑으면서 양파의 작황을 점검해보니 충격적입니다.

 

  양파를 정식하고 겨울에 들어설 때까지는 활착이 잘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겨울을 지나면서 1차로 고자리파리피해와 알 수 없는 어떤 증상으로 30%정도 피해가 예상되었는데, 오늘 자세히 보니 2차 고자리파리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하여 60%이상 수확이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3월말경에 고자리파리 방제를 하여야 했는데, 농약을 사용하길 싫어 그냥 지나쳤고,  또한가지는 아마도 부숙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업자는 충분히 부숙되었다며 비싸게 판매함) 축분으로 인하여 고자리파리가 확산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참으로 어려운 것이 농사입니다. 특히, 초보인 제겐 농약방제는 힘겹습니다. 풀을 뽑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농약을 사용하지않고, 과다한 축분투입하지않고 안전한 양파생산을 위한 적절한 방법이 무엇일지를 고민합니다. 연구하면 좋은 방안이 나올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 생산이 농부의 사명일진대, 먹고사니즘에 대한 핑계로 다수확을 도모했던 것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반성합니다.

 

내년엔 초심에 맞는 농사가 이뤄지길 다짐합니다.

 

(2011.10.17) 아마도 잘 부숙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축분을 과다하게 투입하는 장면.

(2011.10.22)양파정식

(2011.11.29)잘 활착되어 월동이 무난하다 평가했고, 기대를 듬뿍했음.

(2012.05.06) 명아주가 양파를 대신합니다.

이 풀들이 지금 관리하지 않으면 곧 정글로 바뀔 것 입니다.

양파는 없고, 출밭으로 변해갑니다.

비어있는 밭.., 내 마음도 터엉 비어갑니다. 한숨이 허공으로..,

잎이 누런 것은 여지없이 고자리파리피해...,

 

앞부분의 하얗게 작은것이 양파의 뿌리를 갉아먹는 고자리파리애벌레입니다.

아직도 두둑에 쌓여있는 축분입니다.

필요이상으로 많이 투입된 축분입니다. 다수확에 대한 욕망의 모습입니다.

(2012.04.24)이 때까지만 해도 작황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지면아래에선 고자리파리가 2차활동을 개시하는 시점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2012.05.06)듬성듬성하고 양파의 생육도 부진합니다.

 

많은 기대를 갖고 출발한 양파농사가 다수확을 위하여 부숙이 덜된 축분을 투입한 결과로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습니다. 욕심입니다. 과도한 투입과 이로인하여 발생되는 문제해결을 위하여 다시 살충제를 살포하는 악순환이 이뤄지는 농사를 시작한 것입니다. 작년에 기술센타에서 양파씨앗, 비닐, 살충제, 제초제를 지원하여 주었는데, 제초제와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과도한 투입은 분명 농약사용을 해야 그나마 일정한 수확이 이뤄지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뼈아픈 경험입니다. 다시 이런 실수가 욕심이 화를 자초하지 않도록 지혜를 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