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찾아 간 콩밭이 풀밭으로 바뀌었다.
미리 긁어준 고랑은 괜찮은데, 긁지 않고 그대로 두었던 밭은 풀천지가 되어버렸다. 콩도 잘 자라고 있지만, 아무리 보아도 풀들의 기세가 더욱 강해 보인다. 그래서, 풀을 잡기 위해서 아저씨는 콩밭고랑에 비닐을 깔고 계셨다. 비닐을 깔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몇번이고 강조하신다. 난, 빙그레 웃고 긁쟁이를 들고 풀매러 밭으로 향한다.
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가 대단하다. 지열 또한 후끈후끈, 몇발짝을 앞으로 내딛어도 땀이 줄줄...ㅋ, 내일 비가 내린다니 빨리 긁어 놔야 다시 살아나지 않을 것이란 조급함에 쉬지 않고 무리해서 고랑의 풀들을 긁어 나간다.
작업 3시간째, 머리가 어지럽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무리인가보다. 땡볕아래 작업이 극심한 체력소모를 가져오나보다. 그늘아래로 얼른 철수하여 몸을 누인다. 땅바닥으로 한없이 가라앉는 느낌이다. 두시간여를 뒤척이고 나서야 기력을 회복한다. 이제 6시 낮의 기운이 한풀 꺽이고 바람도 약간은 살랑거리니 일할만 하다.
바짝 힘을 내어 남은 부분을 긁고 또 긁으니 한시간여만에 작업이 끝난다.
이렇게 해서 풀을 잡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일주일 전에 긁은 곳. 그런데도 바랭이는 줄기차게 올라온다.
두번째로 긁으니 깨끗해졌습니다. 풀을 잡을 수 있을 것같은 자신감(?)가득...
아저씨께서 손수 만드신 긁쟁이 입니다. 바닥을 긁으면 풀의 뿌리까지 긁을 수 있도록 고안이 되어 있어서 참으로 편리합니다. 이 장비가 있어서 작업능률이 두배가 증가한 것 같습니다. 아저씨의 지혜가 저를 살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직 손대지 않은 고랑의 풀들..., 누군가 씨앗을 가져다 뭉텅이로 뿌려놓은 듯이 고랑을 빼곡하고게 채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잡을 수 있을까요?
3시간동안 집사람과 둘이서 긁어서 천평의 밭을 정리정돈...시언합니다.
(2010.06.29) 윗사진(6/25촬영)처럼 긁고 5일이 지나니 벌써 풀들이 커 온다. 곧, 또 긁어 줘야 할 것이다.
아저씨는 품을 사서 비닐을 덮어 버리니 풀 아예 안 보인다. 참 편리하다.
비닐을 깔지않은 콩밭(서리태 밭 200평)이며, 지금 장난 아니게 풀이 올라오고 있음.
두둑에 비닐을 덮은 콩밭.(메주 대원콩 밭 1,000평) 헛골의 풀을 두번(6/18,6/25) 긁어 주었음.
밭전체를 비닐로 덮어버린 콩밭,(메주 대원콩 1,600평)
위의 세가지 농사가 모두 친환경으로 짓는 콩밭입니다. 농약, 제초제를 쓰지 않고 콩농사를 짓는데, 풀관리에 있어서는 3가지 방법이 다 유효하지만, 몸고생은 참 다릅니다. 어떻게 하는 방식이 더 친환경적일까요? 땡볕아래에서 풀을 매느라 죽는줄 알았습니다. 제초제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이 충분히 헤아려졌습니다.
친환경농사는 환경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고, 자원낭비를 줄이는 농사입니다. 우리가 그 가치를 인정하고 그 노고를 치하해줄 때에 더욱더 확산되리라 믿습니다.
풀만 잡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농사를 지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풀과 벌레와 공생하는 농사.
비닐, 농약,제초제,비료의 투입없이 자연의 환경속에서 작물이 자라나는 농사.
이제 그 농사를 실천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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